융 프라우, 스위스 Jungfrau region

2019. 10. 28. 22:54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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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유럽 어느 나라보다도 제일 가보고 싶었던 나라가 스위스였다. 알프스 산맥의 유명한 산봉오리들과 환상적인 자연경관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들떴다. 2박 3일의 넉넉치 않은 스케쥴로 여행계획을 짰다. 체험학습 신청을 해서 하는 여행이었는데, 학기중에 너무 많은 학생들이 빠져 나가는 통에 영국 초등학교에서는 장기간의 부재를 대놓고 싫어했기 때문이다.

 

 

 

 

     새벽 비행기로 스위스 공항에 도착해서 기차로 갈아타고 인터라켄에 도착했다. 학기중이라 그런지 방학중에 여행할때의 혼잡스러움은 없었다. 하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인터라켄 까지 오는데 벌써 진이 다 빠졌다.

 

 

 

     

     하지만, 주변의 풍광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해 주었다. 대충 찍어도 엽서 사진처럼 예쁘다...역시 스위스 풍경은 가히 손꼽을 만 하다.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알아둔 식당을 찾아 버스를 잡아 탔다. 우리나라 시골 마을 정도의 크기였는데 여기도 비수기여서 상당수의 식당이 영업을 쉬고 있었다. 애써 찾아간 맛집까지 영업을 하지 않았다. ㅠㅠ

 

 

 

     첫번째 식사부터 헛방을 날린 우리는 또 물어 물어 숙소를 찾아 갔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한국인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숙소였는데, 직원도 친절하고 방도 깔끔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문 밖을 나서면 펼쳐지는 그림같은 풍경에 좋아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기차역에 가서 역무원에게 버벅거리며 내일 융프라우 올라가는 기차편 예약을 확인하고, 저녁을 해먹기 위해 근처의 생협가게를 들렀다. 물건들의 가격은 유럽 물가치고는 많이 저렴한 편이다. 훌륭한 가격에 취해, 생각지도 못한 지출을 많이 해버렸다...ㅎㅎ

 

 

 

 

 

 

     맑은 공기 흠뻑 마시며 개운하고 상쾌한 아침을 맞았다. 어제 사온 재료들 중 남은 것들을 추려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융프라우 여행을 시작했다. 같이 머물던 중국인 커플은 아침부터 진수 성찬을 벌인다. 중국인들은 먹는거에 목숨을 걸 정도로 어디를 가나 요리를 많이 하고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한다. 이 아침에 난리법석을 피우며 고기 굽고 밥 해먹는 사람들은 모두 중국인들이다...

     기차는 가파를 경사길을 톱니마퀴로 얽어매며 서서히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이런 험난한 곳에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공사 도중 사망한 노동자들이 꽤 많은 듯 했다...인간들의 용기,위대함, 치열함 그리고 끈질김의 결과로 이 산악철도가 탄생했다...숙연해진다.

 

 

 

 

     산정상을 향해 올라갈 수록 기압이 떨어지는지, 가지고 간 과자봉투가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ㅎㅎ...자연스러운 과학공부 시간...

 

 

 

     

     만년설에 쌓여 있는 거대한 산들이 기차옆을 스쳐 지나간다. 웅장한 자연의 위용앞에 위압감이 들지 않을수 없었다. 초록의 나무들과 군데 군데 아직 녹지 않은 잔듸 위의 눈들...멀리서 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기차 안의 사람들도 다들 신이 난 듯 하다. 이렇게 높은 고도까지 올라와 본 적이 처음이라, 고도가 높아질 수록 딸애가 조금씩 힘들어 하기 시작했다. 고산증이 발병하면 내려가는 수 밖에 방법이 없다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딸애는 고산증 체질이었다. 융프라우에서도 고산증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꽤 있다고 한다.

 

 

 

 

 

     드디어 융프라우 도착. 하지만, 이런 절경을 결국 딸애는 보지 못했다. 정상에 도착해서는 본격적으로 고산증이 심해져서 서 있질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기야, 딸애 나이때는 어른 들 눈에 멋져 보이는 자연경관도 심드렁한 경우가 많긴 했다.

 

     결국 나머지 사람들도 건물 밖으로 나가 스캔 하듯 둘러보고는 다음기차편으로 하산 할 수 밖에 없었다. 건물 바깥은 바람이 얼마나 세던지 오래 있을래야 있기도 힘들었지만...ㅋㅋㅋ

 

 

 

 

 

     산 중턱 쯤 내려오니, 비로소 딸애의 얼굴에 웃음꽃이 돌아온다. 많이 힘들었었나 보다. 중간에 기차를 갈아탔는데, 사람들이 모두 같이 움직이니까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강인해 보이는 젊은 여성 혼자서 스키장비까지 구비해서 여행하는 모습이 보였다.

 

 

 

 

 

     숙소로 돌아왔다. 비록 2박이었지만, 그래도 숙소 안이 내 집 처럼 포근한 느낌이 든다. 저녁식사는 '스위스에 왔으니 퐁듀는 먹어봐야지' 싶어 고르고 골라 한 음식점에 들어갔다. 마침 약혼식 뒷풀이인지 뭔지 대충 그런 느낌의 작은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 같은 여행자들도 다들 흔쾌히 분위기에 어울리며 같이 박수도 쳐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퐁듀는 생각보다 별루여서, 기억에 남은 맛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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